빌레몬서 1:11~14, 억지가 아니라 자의로


11 그가 전에는 네게 무익하였으나 이제는 나와 네게 유익하므로 12 네게 그를 돌려 보내노니 그는 내 심복이라 13 그를 내게 머물러 있게 하여 내 복음을 위하여 갇힌 중에서 네 대신 나를 섬기게 하고자 하나 14 다만 네 승낙이 없이는 내가 아무 것도 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이는 너의 선한 일이 억지 같이 되지 아니하고 자의로 되게 하려 함이라

 

말씀 묵상을 돕는 글

 

바울은 오네시모에 관한 일을 빌레몬에게 명령이 아니라 간구, 부탁을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바울이 빌레몬에게 말하려는 것은 강제적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움직여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11절부터는 본격적으로 오네시모에 관하여 말하는데, ‘그가 전에는 네게 무익하였으나 이제는 나와 네게 유익하므로라고 말합니다. ‘오네시모’(Ὀνήσιμος)라는 이름은 유익한 사람, 도움이 되는 사람’(useful)이라는 뜻이었지만 지금까지 오네시모는 빌레몬에게 손해를 끼치는 무익한(useless)’(ἄχρηστον)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바울을 통해 복음을 듣고 회심하면서 유익한(εχρηστον) 사람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유익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일까요? 먼저 나와 네게유익하다고 말하는 것으로 볼 때 오네시모가 회심한 후에 감옥에 갇힌 바울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충실한 조력자가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네게유익하다는 말은 빌레몬에게도 유익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빌레몬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보다는 빌레몬과 함께 골로새 교회를 섬기는 일에 오네시모가 크게 도움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오네시모는 목숨을 걸고 두기고와 함께 바울이 쓴 편지를 가지고 골로새 교회와 빌레몬에게 돌아갔고 골로새서 49절을 보면 신실하고 사랑을 받는 형제 오네시모를 함께 보내노니 그는 너희에게서 온 사람이라 그들이 여기 일을 다 너희에게 알려 주리라고 말할 정도로 교회를 섬기는 충실한 일꾼이 되었습니다. 또한 이 사건이 있은지 약 50여년 후에 오네시모는 에베소 교회의 감독으로 섬기는 사람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12절을 보면 바울은 네게 그를 돌려 보내노니 그는 내 심복이라고 말합니다. ‘심복’(σπλάγχνα)이라는 말은 내장을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마음을 뜻하고 동시에 바울 자신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서 바울은 오네시모를 돌려보내면서 마치 자기 자신이 함께 동행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보다 더 강력한 추천서는 없을텐데, 바울이 이렇게까지 말하는 것은 그 정도로 오네시모의 변화에 대한 확신을 전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13절을 보면 그를 내게 머물러 있게 하여 내 복음을 위하여 갇힌 중에서 네 대신 나를 섬기게 하고자 하나라고 말합니다. 지금 바울은 감옥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네 대신 나를 섬기게할 수도 있었다고 말하는데, 여기서 네 대신이라는 말은 빌레몬이 할 수만 있었다면 바울을 섬길 수도 있었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서 오네시모가 그 역할을 대신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대신이라는 말은 바울을 섬기는 일에 있어서 오네시모는 더 이상 빌레몬의 종으로서가 아니라 대등한 위치에서 사역의 짐을 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바울은 14절을 보면, ‘다만 네 승낙이 없이는 내가 아무 것도 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이는 너의 선한 일이 억지 같이 되지 아니하고 자의로 되게 하려 함이라고 말합니다. ‘승낙이라는 말은 견해, 결정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원하지 않는다는 말은 빌레몬의 동의가 없으면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앞서 8절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바울은 빌레몬에게 충분히 사도적 권위를 내세워서 명령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빌레몬에게 간청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빌레몬이 오네시모를 용서하고 그리스도인의 제자로 회복시키는 일은 강제적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너의 선한 일이 억지같이 되지 아니하고 자의로 되게 하려 함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억지는 외부적 압력으로 어떤 일을 행하도록 요구하는 것이고, ‘자의는 말 그대로 스스로 자유롭게 내리는 결정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오네시모에 대한 빌레몬의 결정이 자신의 사도적 권위나 압력에 의해서 이루어지기보다는 그리스도의 은총에 따른 자발적 선택이 되기를 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빌레몬서에 나타난 바울의 이같은 권고는 나중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혹시 빌레몬이 오네시모를 형제로 또 바울의 대리인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엄하게 법에 따라 처분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만일 그렇게 되었다면 빌레몬서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빌레몬서가 남아 있다는 것은 바울의 권고가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바울이 빌레몬에게 보낸 이 짧은 편지에는 노예 해방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편지는 시대를 앞서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해방과 자유의 선언이 담겨 있고, 그래서 제도와 법보다 더 중요한 그리스도의 정신을 보여주는 소중한 편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1. 교회와 성도들에게 유익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2. 선한 일을 할 때 자의로 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3. 복음으로 인해 삶이 새롭게 변화된 사람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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