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살로니가후서 3:11~12, 조용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먹으라
데살로니가후서 3:11~12, 조용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먹으라
11 우리가 들은즉 너희 가운데 게으르게 행하여 도무지 일하지 아니하고 일을 만들기만 하는 자들이 있다 하니 12 이런 자들에게 우리가 명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권하기를 조용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먹으라 하노라
【말씀 묵상을 돕는 글】
바울은 데살로니가후서 3장 10절에서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고 말하였습니다. 사실 이것은 바울이 데살로니가에 머물고 있을 때 직접 성도들에게 가르쳤던 권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강력하게 교훈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데살로니가 교회의 상황은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1절을 보면 ‘우리가 들은즉 너희 가운데 게으르게 행하여 도무지 일하지 아니하고 일을 만들기만 하는 자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들은즉’이라는 것은 현재 시제로 지금 듣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바울과 동역자들이 데살로니가에 대한 소문을 계속해서 듣고 있었는데, 바울에게 소식을 전해준 사람들은 아마도 데살로니가에서 고린도로 온 여행자들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을 통해 듣게 된 소식은 데살로니가 성도들이 ‘주의 날’에 대한 그릇된 오해와 잘못된 종말 사상에 여전히 심취해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모습을 ‘도무지 일하지 아니하고 일을 만들기만 하는 자들’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구체적으로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데살로니가 교인들은 이들이 누구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이들은 ‘일만 만드는 자들’(περιεργαζομένους)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신약 성경 중에서 오직 여기에만 나오는 유일한 표현인데, ‘일을 헛되게 만들고, 노동력을 낭비하는 사람 혹은 참견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페트(Moffatt)는 일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기만 하는 자들’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데살로니가 성도들 중에는 재림이 임박했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생계를 내팽개치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일하지 말라고 잘못된 가르침을 전했던 것입니다.
신앙 생활을 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믿음의 오/남용’인데, 예를 들면 낭비하면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은 건강할 것이라고 믿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운전을 난폭하게 하면서도 하나님께서 사고로부터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는 것도 오용된 믿음의 일종입니다. 또한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아무런 대책없이 사는 것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못된 가르침과 교훈을 따라서 사는 사람들은 자기만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이와같은 믿음을 마치 바른 믿음, 뛰어난 믿음인 것처럼 가르치고 자랑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기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망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실 다른 사람을 향해 권면이나 조언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상황을 통찰력 있게 볼 수 있는 식견과 안목이 있어야 하고 또한 조언을 듣는 사람을 위해 때로는 자신을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참견’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되고 자신을 희생할 각오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니면 말고’라는 식이기 때문입니다. 일상 생활에서의 ‘참견’도 이런데 신앙에 관해서 그것이 ‘참견’인지 아니면 진정한 ‘권면과 조언’인지를 분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참견, 무책임한 참견은 자신도 망할 뿐만 아니라 남도 망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바울은 이렇게 잘못된 신학과 가르침으로 교회를 혼란과 어지러움에 빠뜨리는 사람들을 향해 12절, ‘이런 자들에게 우리가 명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권하기를 조용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먹으라’고 말합니다. 바울은 여기서 ‘명하고, 권한다’는 동사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편으로는 사도적 권위를 가지고 엄중하게 경고(παραγγέλλομεν)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따뜻하게 권면(παρακαλοῦμε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엄한 가르침을 주면서도 동시에 부드러운 권면으로 다독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조용히 일하라’고 말하는데, ‘조용히’(μετὰ ἡσυχίας)는 ‘with quietness’로 일반적으로 말썽을 피우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조용히 일하라’는 것은 일할 때 침묵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잘못된 종말 사상에 심취한 흥분된 상태를 가라앉히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감정적으로 흥분된 상황에서는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저 흥분된 상태를 가라 앉히라고 말하고, 그 다음에는 계속해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고민과 생각을 깊이 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일이기 때문에 일을 중단하지 말고 스스로 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마지막으로 ‘자기 양식을 먹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사실 신앙공동체 안에서 어떤 사람이 어려움에 빠져 있을 때 그를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와 같은 약자를 돕는 것은 교회와 성도의 본질적인 사명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 성도들에게는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먹지도 말게 하라고 말하였고,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말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들에게 조용히 일해서 자기 양식을 먹게 하라고 말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이와같은 상황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생각하는 잘못된 신학을 정당화시켜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필요한 도움은 먹을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종말 사상에 빠져 있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강력하게 경고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권면을 하는 것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1. 게으르게 행하는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2. 일을 하지 않고 일만 만드는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3.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여 잘못된 교훈을 전파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4. 조용히 일하면서 자기 양식을 먹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