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모데전서 1:3~4, 하나님의 경륜을 이루는 사람이 되십시오
디모데전서 1:3~4, 하나님의 경륜을 이루는 사람이 되십시오
3 내가 마게도냐로 갈 때에 너를 권하여 에베소에 머물라 한 것은 어떤 사람들을 명하여 다른 교훈을 가르치지 말며 4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몰두하지 말게 하려 함이라 이런 것은 믿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경륜을 이룸보다 도리어 변론을 내는 것이라
【말씀 묵상을 돕는 글】
디모데전서는 사도 바울이 ‘참 아들’인 디모데에게 쓴 편지입니다. 바울에게 디모데는 영적인 유산을 물려받게 될 ‘아들’(τέκνῳ)과도 같은 사람이었는데, 당시는 영지주의에 물든 율법주의 교사들이 성도들을 미혹하고 있었고 목회 환경도 바울의 시대와는 전혀 달랐기 때문에 바울은 교회를 위협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몇가지 중요한 교훈을 디모데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3절을 보면 ‘내가 마게도냐로 갈 때에 너를 권하여 에베소에 머물라 한 것은’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디모데후서 1장 17절을 보면 오네시보로를 언급하면서 ‘로마에 있을 때에 나를 부지런히 찾아와 만났음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 편지를 쓸 당시 바울이 로마의 감옥에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이를 근거로 바울의 2차 로마 투옥설 혹은 4차 전도여행을 주장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사도행전에는 여기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3절에서 마게도냐로 갈 때 디모데를 에베소에 머물게 했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있었던 것인지를 확인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어쨌든 바울은 디모데와 함께 동행하지 못하고 디모데를 에베소에 남겨둔 후에 혼자 마게도냐로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디모데를 에베소에 남겨둔 이유는 ‘어떤 사람을 명하여 다른 교훈을 가르치지 말’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 에베소에는 ‘다른 교훈을 가르치는 사람, 거짓 교사들’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다른 교훈’(ἑτεροδιδασκαλεῖν)은 ‘to teach other doctrine’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거짓 교훈, 혹은 정통 교훈과 배치되는 이단적인 사상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초대 교회에 이미 공인된 ‘정통 교훈, 기독교 교리’(doctrine)가 수립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바울과 동행하지 않고 디모데가 혼자서 에베소에 머무는 것은 디모데도 원하지 않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바울은 디모데가 에베소에 남도록 ‘권’했는데, ‘권하다’는 말은 ‘간청하다, 간절히 원하다’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바울은 그만큼 디모데를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바울의 신학과 신앙의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참 아들’이었던 디모데가 지금 에베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잘 해결해 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디모데에게 간청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디모데가 직면한 문제였던 ‘다른 교훈’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을까요? 4절을 보면,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몰두하지 말게 하려 함이라’고 말합니다. ‘신화’(μύθοις)는 ‘거짓된 이야기, 꾸며낸 이야기’를 의미하고, ‘족보’(γενεαλογίαις)는 말 그대로 ‘조상과 가족력’(genealogy)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끝없는 족보’라는 것은 끝없이 계속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조상들의 일람표를 만들고 여기에 알레고리적 의미와 이야기를 첨가하면서 이야기가 덧붙여지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이와같은 이야기들은 매우 흥미롭기 때문에 성도들도 여기에 ‘몰두’(προσέχειν, 좇다, 청종하다)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성경에도 창세기에서부터 마태복음, 누가복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족보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유대인들은 가문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있었고,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끝없는 족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구약 인물들에 대한 가상적 족보를 만들어서 스스로를 그들의 후예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흔하게 있었습니다. 특히 아브라함과 모세, 대제사장들을 중심으로 족보와 전기를 만들어 자신들을 그들의 후예로 만들었는데, 이러한 특색은 당시 유대교의 묵시 문학에서도 흔히 발견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도 이렇게 ‘족보’를 중시하는 일은 에베소 교회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지속되는 현상인데,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서 왕족, 귀족, 양반의 후손이라는 근거를 족보에서 찾아내려고 하고, 신앙인들과 목회자들조차도 가문과 혈통을 ‘믿음’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신앙의 선배들의 유산과 발자취를 간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유산과 역사를 마치 결정론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유대인들의 ‘선민의식’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와같은 족보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신화’가 덧붙여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족보에 있는 인물들이 지나치게 미화되거나 숭배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것입니다.
바울도 이와같은 점에서 ‘이런 것은 믿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경륜을 이룸보다 도리어 변론을 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경륜’(οἰκονομίαν)은 흔히 ‘청지기, 복음 사역을 위한 직분, stewardship’을 의미하는데, 다른 한편 ‘계획’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믿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경륜’은 믿음 안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의 계시와 계획이 진행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신화와 족보’는 끝없는 ‘변론, 논쟁’만 불러 일으킬 뿐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신화와 족보는 허구적이고 신화적인 이야기에 근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화와 족보’를 주장하는 것은 하나님의 교회 안에 계급주의와 분파주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역시 이로 인한 분쟁이 교회 안에 일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와같은 문제와 갈등이 에베소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었는데, 바울은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가 디모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디모데에게 에베소에 머물도록 권하였던 것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1. 우리가 어떤 곳에 머물러야 할 때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소서.
2. 다른 교훈을 금지하고 바른 신앙과 신학을 전하게 하소서.
3. 변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경륜을 이루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